“생명 존중·회복 노력, 정부에만 맡길 일 아냐” 8개 NGO들, 20일부터 ‘생명가치 캠페인’
조회조회100회 작성일작성일24-09-15 15:25
65살 이상 노인 자살률 인구 10만명당 39.9명, 노인 빈곤율 38.1%(2022년 기준)로 모두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1위. 합계 출산율 0.72명(2023년)으로 세계 최악, 홀몸노인이 200만명(2023년)에 육박하며 전체 노인 인구의 21.1% 차지. 전체 가구의 3분의 1에 달하는 1인 가구의 절반 가까이가 혼자 쓸쓸히 죽음(고독사)을 맞을지도 모른다고 걱정하는 현실.
선진국 대한민국의 어두운 그늘이다. 국내 중견 비정부기구(NGO)와 공익단체들이 생명의 존중과 회복을 위한 나눔 프로젝트인 ‘생명가치 캠페인’을 시작하는 이유다.
추석 연휴 직후인 오는 20일 오전 11시 서울시청 태평홀에서 ‘2024 생명가치 캠페인 킥오프 행사’가 열린다. 주최 기관은 각당복지재단(이사장 라제건), 국립암센터발전기금(이사장 서홍관), 글로벌비전(이사장 정연수), 글로벌케어(회장 박용준), 다솜이재단(대표 양용희), 씨즈(이사장 이은애), 지구촌나눔운동(이사장 김혜경), 한국펄벅재단(이사장 류진) 등 8곳이다. 이들 기관은 최소 15년 이상 호스피스와 웰다잉, 암 환자 치료와 사회복귀, 국제보건의료, 어린이 교육과 돌봄, 간병, 은둔 청소년, 개발도상국 주민 지원, 다문화가정 등 다양한 분야에서 생명 보호 활동을 벌여왔다.
지난 4월부터 캠페인을 준비해온 실무 대표들이 지난 13일 오후 서울 서대문구 충정로 ‘카페에끌’에서 한겨레와 만났다. 캠페인을 첫 제안한 양용희 다솜이재단 대표는 “노인자살률이 급증하고, 세월호·이태원 사고와 같은 대형참사, ‘무차별 살인’ 등 충격적 사건이 끊이지 않는 등 생명 경시와 무관심이 확산하고 있다”면서 “생명 존중과 회복 노력은 정부에만 맡길 일이 아니라 전체 사회가, 특히 시민사회가 앞장서야 한다는 데 뜻을 모았다”고 설명했다. 준비모임 참석자들은 “자살 노인과 청소년에게 누군가 먼저 따뜻한 한마디를 건넸다면, 결과는 달라지지 않았겠냐”고 입을 모았다.
캠페인에서 채택할 10개 항의 생명존엄 선언문에는 자살 예방, 환경보호, 이웃과 유대, 소외계층의 건강과 생명 보호, 폭력 반대, 재난 대비, 환자 생명 살리기, 건강한 급식과 돌봄 서비스, 육신과 마음의 건강, 생명의 존엄성에 대한 인식과 실천이 담긴다. 캠페인은 일회성에 그치지 않고, 매년 정기적으로 개최할 예정이다. 사진전, 음악회, 세미나와 같은 문화와 학술 행사도 잇달아 열린다. 정몽구재단(이사장 정무성 전 숭실대 사회복지학부 교수)의 도움을 받아 열리는 사진전에는 지난 30여년간 코소보, 에티오피아, 아프가니스탄, 소록도, 제주 4.3 등 국내외 분쟁, 난민, 국가 폭력, 기아, 환경 관련 현장을 다뤄온 성남훈 사진작가가 함께한다.
또 온라인 채널을 통해 1만원 후원자 1만명을 모으고, 후원자 1명이 각자 지인 3명에게 링크를 보내는 ‘만만한 도전’ 이벤트도 시작한다. 차정훈 글로벌비전 개발국장은 “온라인을 통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활용과 서포터(자원봉사자) 중심의 시민참여 등 새로운 방식을 선보일 계획”이라고 말했다. 국내 사회복지 분야의 기부금 모금은 소수 유명 엔지오에 대한 극심한 편중, 지나친 영상광고 의존과 거액의 광고료 지출 관행, 어린이의 비참한 모습을 담아 인권유린 위험이 큰 ‘빈곤 포르노’의 남발 등 여러 문제점이 지적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빈곤 포르노를 금기시하고, 대신 밝고 희망찬 모습을 담는다. 윤상연 지구촌나눔운동 미래사업미디어실 매니저는 “빈곤 포르노에 의존하지 않는 건강한 기부금 모금운동을 벌일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서포터에는 다수의 유명인이 자원해 눈길을 끈다. 캠페인 킥오프 행사의 사회를 맡을 예정인 손범수 아나운서를 비롯해 탤런트 이일화씨, 여성 프로당구 스타인 스롱 피아비 선수, 전 축구선수 이영표씨, 유애리 아나운서가 등록을 마쳤다. 이혜원 각당복지재단 교육팀장은 “엔지오들이 힘든 게 홍보와 모금”이라면서 “캠페인을 공동으로 추진하면서 부족한 역량을 키우게 됐다”고 말했다.
곽정수 한겨레경제사회연구원 선임기자 jskwak@hani.co.kr
원문 링크 : https://www.hani.co.kr/arti/society/ngo/115872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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